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먹거리 일본은 안전하다?

 일본하면, 역사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한국사람들이 어떤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제품이나 일본의 먹거리 검역체계를 생각해 봤을때 말이다.
 얼마전 '회전초밥'관련한 글을 올렸는데, 댓글을 다신 분들 중에 그 책이 가십성 위주의 책이고, 책 자체가 그냥 흥미거리일뿐, 믿을 수 없다는 평이 꽤 되었다. 또한 일본후생성의 관리체계로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날 수가 없다는 글이 많았다.  물론 그렇다. 모든 초밥집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일본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식품 위장사건'을 보고 있자면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먹거리가 무조건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 처지다.
 일본에서 최근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그런 것일까.  

2. 지역 토산품 선물용 과자 1,2위가 나란히 물의를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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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들은 서양과자 기술을 근대화 이후 들여오면서 자기 나름대로 접목을 시켜서 만는 전통과자를 '화과자(와가시)'라 부르며 대대로 맛난 제품을 만들어왔는데, 최근에 문제된 것은 '시로이코이비토'라고 하는 쿠키.

 '시로이 코이비토'란 쿠키는 한국어로 번역해보면 '하얀 연인'이라는 뜻. 홋카이도에 공장을 두고 있는 이시야 제과에서 1976년 12월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초콜렛이 든 쿠키로, 과자를 포장한 포장지의 하얀 색이 홋카이도의 설경과 맞물려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 '시로이 코이비토'는 발매 후 홋카이도에 다녀온 사람들이 주로 사가다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 현재 토산품 단품 판매 순위로는 랭킹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보통 어디를 다녀오면 그 지역 토산품을 사가지고 와서 회사동료와 나눠먹는 습관이 있는데,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홋카이토 출신의 동료가 여름 휴가때 고향에 다녀오면 꼭 '시로이 코이비토(하얀연인)'을 사가지고 와서 돌리곤 했다. 부드러운 쿠기 속에 든 초콜렛맛이 일품이어서, 좋아라 하고 먹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지난 8월 '시로이 코이비토'의 일부 제품이 소비기한을 고쳐써서 다시 판매하는 것이 발각되어 판매중지가 된 일이 있었다. 지난 10월 22일 이시야제과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15일부터 다시 제조에 들어간다고 하나, 한번 입은 이미지 타격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최근에 일본인들에게 더욱 더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은 '아카후쿠떡' 사건이다.
앞서 '시로이 코이비토'가 토산품 단품 판매 2위라고 했으나 순위 랭킹 1위가 바로 이 '아카후쿠떡'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인정신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 이 '아카후쿠'도 그런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노포-老舗시니세'회사 중 하나이다. 에도시대인 1707년부터 이 떡이 만들어져왔다고 하니 300년이나 된 제품이다. 현재 이세지역 토산품으로 오오사카, 코베 등 칸사이 지역에서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 중부,킨키 지역 철도 역에도 빠짐없이 비치되어 있다. 토산품판매 1위를 자랑하는 것을 보면 일본인들의 이 제품에 대한 애착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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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아카후쿠떡'이 제조일을 위조해서 판매한 것이 드러나면서 일본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미 포장이 끝난 제품 중에서 팔고 남은 것이나 트럭에 남은 것은 회수, 냉동시켰다가 다시 출하할때 제조일로 표기하는 위조를 한 것이다. 이렇게 위조한 제품이 3년간 605만개나 된다는 것이 조사에 의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팔고 남은 떡에서 앙꼬와 떡을 분리해서 재이용한 것도 드러난데다가, 그 비율이 처음에는 1퍼센트라고 하다가 현재는 60-90퍼센트에 달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위조를 30년동안이나 지속했다고 하니 '아카후쿠떡'을 먹었거나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는 쇼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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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죄하고 있는 '아카후쿠' 사장단, 재료도 일부는 중국산을 썼다고 -_-;;
 
3. '히나이도리' 너마저...

 이 뉴스와 함께 야후 재팬 뉴스 탑에 걸린 기사 역시 먹거리 위조 사건이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닭. 아키타 현에서 토종닭으로 유명한 '히나이도리比内鶏'가 있다. '히나이도리'란 뭐냐. 일본에 있는 일반적인 닭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건너온 종이 자연교배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 '히나이도리'는 아키타 현에만 있는 것으로 일본 역사가 시작되는 죠몬시대부터 있었던 일본 고유의 종으로 야생닭에 가깝고 품종개량도 되지 않은 귀중한 존재로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은 닭이다. 한국으로 치면 오골계 정도 되려나.
 그런데,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받고 나니 이 닭은 먹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닭의 특징을 이어 받은 '하나이 지도리'라고 하는 식용닭을 개발 판매를 해왔던 것이다.   이 '히나이지도리'가 일본 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냐면, '사츠마지도리', '나고야코우칭'과 함께 일본에 3대 지역닭으로 유명하다.
 
 이 '히나이지도리'라는 닭은 광고하기를 풀어놓고 키우는 자연산임을 강조해왔는데, 내부고발에 의해 밝혀진 이 닭이 실은  '히나이지도리'가 아니라, 더이상 계란을 낳지 못하는 '폐계'였다고 한다.
 늙은 닭을 먹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고기가 질기고 엄청 맛이 없다. 한마리에 원가가 2000엔정도 하는 '히나이지도리' 대신에 먹거리로서 거의 가치가 없는  2-30엔짜리 폐계를 사서 '일본전통닭'이라고 비싼값에 팔아온 것이다.
 이런 제품 위조 작업도 20년이나 계속되어 왔다고 하나 이 뉴스를 접하는 일본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これは本物の比内地鶏? <- 이게 진짜 히나이지도리?
 

 
4. 일본인들 이제 무엇을 먹어야하나.

 올해초 케익이나 과자로 유명한 '후지야'가 소비기한이 지난 재료를 써서 철퇴를 맞은 다음 수많은 점포가 폐쇄 당했으며, 대형 백화점에 입점한 가게들도 쫒겨나게 되었다. '후지야'에 이어, '시로이코이비토'가 판매중지를, 그리고 300년 전통의 '아카후쿠'와 일본고유의 닭으로 알려진 '히나이지도리'가 위조되었다는 사실이 계속되면서 일본인들의 먹거리 불신감은 극도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일본 먹거리 검역체계가 완벽하다하더라도 결국 인간이 속일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한 일본 블로거는 이런 글을 그의 블로그에 남기기도 했다.

 정년퇴임후에 좋은 것을 천천히 먹고 인생을 즐겨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더이상 이런 일본은 그 어떤 것도 부정과 기만으로 채워져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일본을 위해서 정년까지 열심히 일해온 것이 아닌데 말이죠.
 내일부터 먹거리를 볼 때 이것저것 생각하게 할 거 같은 사건입니다.

 나도 일본에서 토산품 떡을 많이 먹어봤고, 좋아했지만 소비기한 만은 철저하게 지켜지는 줄 알았다. 또한 전통이 있는 가게는 그 오랜 전통때문에 장인정신이라는 자존심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업계 1,2위를 다투는 회사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을 보면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다른 곳이 그렇지 않다는 보장이 없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면 피해를 보는 것은 선량한 다수의 회사이기도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 안좋은 뉴스도 접하고 사는 나로서는 일본이 무조건 한국보다 훨씬 뛰어난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더 낫다는 생각보다는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암튼 일본이나 한국이나 먹거리 가지고 속이는 사람들은 다 나뻐!!!


* 일본표류기 읽고 공짜일본여행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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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은 최근 이슈는?/사회 l 2007/10/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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