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 다시 일본
일본
1년2개월만에 다시 찾아온 일본.
느낌이 새로웠다.
한국에 대한 기억이 서서히 또 없어지리라.
집을 미리 계약하기로 했기 때문에 서둘러서 약속장소에 가야한다.
케이세이 특급전철, 나만 짐이 제일 많다. 낑낑대면서 탄다.
옆에 일본 할머니. 할아버지가 앉았다.
우선석(양로석)에서는 휴대폰을 꺼달라는 음성이 나오자, 일본 할아버지가 핸드폰을 끈다. 일본사람들 순박하기도 하지.
앞자리 한국인 관광객이 둘이 앉아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전철안을 여기저기 찍는다.
"전철이 무슨 만원이나 해!!"
우에노까지 가나보다. 1000엔짜리.
'그래도 제일 싼거여...'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지만. 관뒀다.
내 짐이 다른 곳으로 굴러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덥다. 두꺼운 옷을 입고 왔는데 짐 네개랑 낑낑대느라.
휴...땀이 흐른다.
케이세이 전철을 통해 스쳐지나가는 풍경. 조용하고 촘촘한 집들이 가득하다.
후나바시 도착. 다시 소부센으로 갈아타야한다.
짐이 많은 이유는 생존물품이 가득 들어있기 때문이다다.
2002년에 어머니가 일본다녀가시면서 사가셨던 코끼리 밥통,외투,속옷,칫솔,면도기,덮는 오리털 이불.컴퓨터본체, 각종 밑반찬.
밥통과 본체가 무겁다.
일단 이걸로 당분간 서바이벌 하는거다.
케이세이 선에서 계단을 내려가려니 역무원이 달려와서 도와주려고 한다.
길을 물어보니 방향이 반대다.
다시 질질 끌고 간다.
퇴근시간. JR 후나바시, 짐을 가득 든 나를 피해서 엄청나게 지나가는 사람들.
겨우 갈아탔다.
타기 전에 플랫폼에서 유모차와 함께 있는 젊은 엄마(?)에게 '이거 후나바시에 가는 것이 맞냐'고 물었다.
아이를 태운 아주머니 웃으면서 그렇다고 한다.
도자이선(東西線)이다. 도쿄를 동서로 나누는 전철.
타고 보니 목적지까지 갈아타지 않고도 갈 수 있다.
안심.
후나바시가 되어도 내가 내리지 않자, 약간 이상하게 생각하더니
‘여기 후나바시에요’라고 알려준다.
‘아 저... 미나미교토쿠까지 갑니다^^’
괜히 간섭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스미마셍’
미리 더 간다고 이야기 해둘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너무 이쁘게 보고 있어서 더 간다는 이야기를 못했는데 미안했다.
역에 도착.
미리 기다리는 집주인분
15분 늦었다.
죄송하다고...
역 밖으로 나가니 벤츠가 대기하고 있다. 짐을 실어준다.
이상하다. 왜 살아가는 풍경이 이렇게 생뚱맞게 반복되는 것일까.
7년전 교토의 기숙사 주인도 벤츠였는데. 오래되고 클래식한 벤츠
3층 집에 갔다.
오래된 집. 너무 좁다.
한국이 넓었구나.
한국에서 20평도 좁다고 생각했는데...
타타미 냄새가 코를 파고들었다.
살림살이가 다 있다고 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냉장고,전자레인지,쌀통과 옷걸이만 있다.
흠. 중요한 세탁기랑 티브이가 없군.
보증금,사례금,중개료 없이 저렴하게 구했다.
이렇게 집을 싸게 얻은 것은.
블로그 덕택이다.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멜론님께 감사했다.
* 멜론님은 제게 위 집주인분을 소개시켜준 블로그 동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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