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1.
전국민 휴대폰 시대.

휴대폰 하면 일본도 빠지지 않는 나라다.

이 참에 일본 생활 속 휴대폰 문화를 한번 모아서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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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1] 전화를 걸 때

일본사람이 내게 전화를 걸면 늘 듣는 말이 있다.

'今、大丈夫ですか'(지금 괜찮아요?)
이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일단 전화를 걸면
상대가 전화를 받아도 되는 상황인지 꼭 확인을 한다.

그래서 조금 곤란한 상황이라고 그러면 바로 끊는다.

물론 한국에서는 지금 통화 괜찮으세요? 라고 자주 묻곤 했지만
친한 사람이나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건너뛴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니면 내 기억에는 '지금 뭐 하세요? 뭐해?' 이렇게 물어본 거 같다.

그러다 보니, 나도 전화를 걸 때 우선 물어보게 된다.

'지금 괜찮아요?'

[2] 전화를 받을 때

일본사람이 전화를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아는 사람이라면

あ、どうもども(아, 도모 도모)
* 여기서 '도모'는 감사합니다. 란 말의 줄임말이다.

오랫만에 전화를 한 경우에 특히 더 그렇다.

이 말 뜻은 전화를 걸어주셔서 고맙다는 인사치레 말이긴 한데
아무튼 들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다.

[3] 전화를 끊을 때

어찌되었든 이렇게 용건이 끝나고
전화를 끊을 때도 꼭 하는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일본어로 전가의 보도 처럼 쓰는
すみません(스미마셍) + 失礼します(실례하겠습니다) 이다.

여기서 스미마셍은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고맙다'는 뜻이다.

풀어서 쓰면
'당신이 하는 이야기는 잘 알아듣겠고, 시간 내서 전화통화한 것에 대해 고맙다. 그럼 이걸로 실례한다' 는 식으로 끝내고 싶다는 것이다.

때때로 どうも(도모)까지 동원되어서
ども、すみません、失礼します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이렇게 여러차례 이야기를 해야만 전화통화가 끝난다.

그래서 상대가 전화를 끊기까지 '도모 도모 도모'......가 계속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상대에게 티끌하나 미안한 느낌이 남지 않아야만 일본인은 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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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할 때는?

[1] 아르바이트시(접객 업무)

그렇다면 실제로 일할 때는 어떨까.
우선 손님을 접대하는 아르바이트 시...

휴대폰을 소지하고 일을 할 수가 없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에서 나는 종업원이 전화를 받거나 통화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나도 교토에서 아르바이틀 할 때 휴대폰은 옷을 갈아입을 때 사물함에 넣어두는 식으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휴대폰 만이 아니다,
만일 아는 사람이 서빙하는 곳에 간다하더라도,
자기 가게가 아닌 이상 쉽게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쉽지 않다.

일본인들은 공적인 자리에서 개인을 드러내기를 매우 꺼려하기 때문이다.


[2] 회사에서는?

회사에서는 좀 상황이 다르다.
손님을 접대하는 것과 달리 업무상으로 전화가 올 경우도 있고 그러니까

그러나 여기서 개인적인 전화가 온다면 어찌 될까.

대부분은 복도 등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는다.
간단한 용건인 경우에도 주위사람에게 개인적인 이야기가 알려지기를 꺼려한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대에서 사적인 용무로 전화를 하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다.

되도록이면 그 시간을 피해서 전화를 하거나, 정 급한 경우에 한한다.

그래도 할 말이 있다면
메일을 주로 이용한다.

[3] 회의할 때는?

얼마 전 외부에 나가서 다른회사와 회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회의 중에도 휴대폰은 다들 켜놓고 있다.

단, 다들 매너모드 '진동'으로 해놓고 있기 때문에
회의를 하다가 갑자기 시끄러운 벨소리로 분위기가 상하지 않는다.

물론 나는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꾸지 않았지만,
어차피 전화 올 사람도 없다 -_-;;



4. 전철 등 공공장소에서는?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공장소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로 휴대폰을 통해 떠드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 거다.

다들 조용히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철에서 전파가 통해서 다들 전화를 걸지 않고 그저 묵묵하게 메일을 보내거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조용한 일본인이 왜 해외나오면 그렇게 떠드냐고?

거기에서는 다들 떠들고, 자기도 떠들어도 그리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인의 룰은 어떤 의미에서 일본 사회 내에서 더욱 강하게 스스로를 얽매는 것이기도 하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왠만하면 상대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고 생활하는 것, 이것이 일본생활의 제1의 수칙이니까.

휴대폰도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니 이 룰에 어긋나는 사람은 몰상식한 사람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도구나 문명의 발전이 사람이나 사회의 근원적인 성격까지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 휴대폰 문화에서 나는 종종 느낀다. 오히려 새로운 문명의 이기 속에 일본인의 스타일이 녹아들어가고 있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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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애니콜 햅틱폰 블로그 마케팅에 참여하면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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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08.04.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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