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아키하바라에서?
어제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자리이동이 있어서(파티션을 떼어내고 자리를 바꾸는 공사) 출근을 했다.
한참 자리를 바꾸고, 정리하고 같은 부서사람들과 밥을 먹으러 갔는데 아키하바라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난자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오가면서 난리가 났다.
애니메이션 회사에는 오타쿠들이 많은데, 어제 사건이 일어난 곳이 바로 오타쿠들이 많이 모이는 '아키하바라'였기 때문. 만약 오늘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들도 아키하바라에 갔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렇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 범행이 일어난 일요일 오후에는 '보행자 천국'이라고 해서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의 일정구간을 차량통행을 막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고 있다.
범인이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아예 차량을 몰고 와서 사람을 치이고 난뒤 내려서 서바이벌 나이프로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찌른 것이다.
회사 후배 중 한명은 '코스프레 촬영 건'로 거의 매 주말 아키바라에 가기 때문에
군마에 사는 부모님한테 전화까지 왔다고 한다. 오늘 회사에 출근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부모님이 자기 아들이 아키하바라에 가지 않았나해서.
아무튼 일본에서는 이렇게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살인 사건이 최근에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들 범행 후에 '누구라도 상관 없었다'는 진술을 하곤 하는데...확실한 것은 일부 일본 젊은이들이 이 사회에 대해서 아무런 희망을 갖지 못하고 고립된 상태에서 제 멋대로 내린 판단하에 불특정 다수를 죽임으로서 자기안의 분노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일본 사는 나로서는 오늘도 누구를 만날 일이 있어 신쥬쿠를 다녀왔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롯폰기로 출퇴근하고 있어서 남 일이 아니다. -_-;;
2. NHK가 보도한 사건 경과
아래는 어제 저녁 11시 NHK 뉴스를 촬영한 사진임.
JR 아키하바라역 근처의 노상에서
트럭이 수명을 치다.
나이프를 가지 사람이 달려와서 마구 찌르고 있었다 <목격자>
경찰에 잡힌 용의자
> 당시 현장에 있던 시청자가 핸드폰으로 촬영한 것임
가토 용의자(25) 세상이 싫어져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아키하바라에 왔다
(범행대상이)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 뉴스에 따르면 가토 용의자는 도쿄 오오타쿠에 있는 파견회사에 등록, 시즈오카에 있는 공장으로 파견되어서 그곳에서 사측이 구해준 맨션에서 혼자 생활한 것으로 알려 짐
그곳 맨션에서도 같은 층에 사는 사람들이 가토 용의자를 본적도 교류한 적도 한번도 없다고 진술 함.
그제 무단 결근하고 어제, 오늘(일요일)은 쉼
가토 용의자가 타고 있던 트럭
>렌트카로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빌림
희생자는....도쿄 출신 무토씨 21세, 꽃다운 나이에 변을 당해서 안타깝다.
그 외 희생자는 카나가와현, 사이타마, 치바(도쿄 인근)에서 주말 나들이를 한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연령대로 다양하다. 그야말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살인 사건인 셈
3.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일본
일본에 살다보면 혼자 사는 사람이 매우 많은데, 특히 도쿄에는 독신자를 위한 집들이 매우 많고 무인세탁소 등 혼자 살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되어있다.
문제는 이렇게 혼자 사는 사람 중에서 주위에서 관심을 갖고 서로 교류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경우가 좀 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약자를 노린 연속살인사건이 일어나긴 하지만 이처럼 대로변에서 불특정 다수 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살인사건(내 기억으로는 여의도 광장 자동차돌진사건 정도?)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최근에 이런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문제가 심각한 편이다.
사실 그런데 일본사회 내에서도 이런 사건은 정말 답이 안나오는 사건 중 하나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 당하게 된다면, 지진처럼 거의 팔자려니 하는 게 이곳 분위기이기도 하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고립된 개인이 일본 사회내에서 개인적인 고민이나 외로움을 인간적으로 해소할 통로가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용한 일본사회에 비해, 한국사회가 시끄럽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상대에게 자신의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등 스트레스를 좀더 해소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용의자는 조사에 따르면 약물을 한 적도 없고, 학창시절에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에 특별히 눈에 띠지 않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용의자는 아오모리 출신으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근무 중이었음. 회사에서는 성실했다고 함. 파견사원으로 일일 근무시간은 7-8시간. 월급 20만엔 전후 등 용의자의 이력 보도. <후지TV 토쿠다네 에서>
초등학교 동창생 증언 : 매우 성실한 느낌으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느낌의 친구
처음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야쿠자의 소행이라고 알려졌으나, 야쿠자는 자기네끼리 보복하는 등 백주대낮에 총질을 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무차별 살인을 하지는 않는다. 일반 사람들은 야쿠자를 만나기가 거의 어렵다.
아무튼....-_-;;
이곳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별로 좋은 소식이 아니다. -_-;;
4. 아키하바라는 어떤 곳?
- 이번 사건이 일어난 아키하바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상가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오타쿠의 성지로 불리며 메이드 바, 각종 피규어, 애니메이션 샵이 몰려있어서 코스프레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곳이다.
아래는 보행자 천국이 시행되던 지난 3월 어느 일요일에 찍은 것
평일에는 보기 힘들지만 주말에는 이렇게 메이드 복장을 하고 역 앞에서 홍보를 하고 있다.
* 오늘 아침도 거의 모든 채널에서 생중계 등 일본뉴스를 도배하는 중. 패닉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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