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 6살이 된 딸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민감한 나이가 되었다.
머리 모양이 어쩌고,
이 옷은 마음에 안들고
이 옷은 할머니가 사주셨는데 오늘 어울리고...등등
혼자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콩콩콩...
내가 웃자, 느닷없이 이런 말을 한다.
"왜 유치해?"
앗. 유치원생 잎에서 자기가 유치해보이냐는 질문이...
"응, 유치하지, 너는 원래 유치한거야"
"치...이. 아빠 나빠"
"뭐가? 채현아 아빠말 잘 들어봐. 너 지금 유치원생이지?"
"응"
"그니까 니가 하는 것은 다 유치한거지. 당연한거야"
"치....내가 유치하단 말이야?"
"아니...너, 유치원생이잖아...-_-;"
여기서 딸과 내가 생각하는 '유치함'이 다르다는 점이다.
딸은 한국에서 다니던 유치원에서 친구들끼리 '유치하다'는 말을 썼다 보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리다 이런 뜻보다, 한심스럽다 이런 느낌인거 같다.
세상에 유치한 어른도 널렸는데 유치원생이 유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_-;;
암튼 말장난으로 흐를까봐 그냥 '유치하지 않고 봐줄만 해'로 내 태도를 정정했다.
2.
지난 겨울 디즈니랜드를 함께 다녀왔다.
디즈니랜드를 나서기 직전, 토이스토리 어트랙션을 타고 왔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버즈'가 내심 잘 생겼다는 인상을 받았나 보다.
전철에서 내려서 집에 오는 길.
"아빠, 그 로봇 막 나오는데 거기 나오는 사람 멋있어?"
"응? 응...."
나는 잠깐 장난기가 발동
"채현아 아빠가 더 멋있어? 그 로봇이 더 멋있어?"
나는 내심 이런 대답을 원했다.
'그 로봇도 멋있지만, 아빠도 멋있어'
'둘다...'
그런데 대답은 전혀 엉뚱한 말이었다..
"그런 거 상관없어!!!!"
자기가 감정에 끼어들지 말라는...
헛. 벌써 방어전이네.
3.
얼마전 딸 생일이었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와서 선물을 잔뜩 받았나 보다.
나를 만나자 마자, 자랑하기 시작한다.
"아빠, 오늘 나 선물 많이 받았다"
"어, 그래? 뭐 받았어"
"응...이것도 받았고, 저것도 받았고...."
나는 아이에게 경쟁심을 유발시키려고 장난을 건다
"채현아 그거 아빠 하나 주면 안돼?"
"응? 왜?"
"아빠도 갖고 싶으니까"
그러자 순간 딸이 한마디로 정리한다.
"아빠, 그거 다 애들꺼거든요!!!"
-_-
기껏 유치원 가서 친구들과 나누는 말이 일본어 몇마디일텐데....-_-;
아니, 얘가 언제 이렇게 한국말이 늘었지?
요즘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로는 쉽게 못이긴다.
그래도 내심, 자기 생각을 당돌하게 표현하는 아이가 귀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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