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그제, 막바지 휴가날 도쿄 네리마구에 있는 놀이공원 '토시마엔(豊島園)'을 다녀왔다.

간 김에 연간프리패스도 끊었다.

토시마엔은 서울랜드와 같이 놀이기구 중심의 유원지다. 에버랜드급은 안되고, 디즈니랜드급은 더더욱 안된다.



한국에서 에버랜드 근처에 살면서도 끊지 않았던 연간회원권을 이번에 끊은 이유는 무엇보다 집에서 가깝고 싸기 때문이었다. 전철을 한번만 갈아타고 가면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어 동네 공원에 놀러가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놀이기구 타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바이킹, 초고속(?) 롤러코스터를 즐겨탄다;; (관람차 이런 건 타는 거로도 안친다)
집에서 버스로 한번에 갈 수 있는 도쿄돔 놀이기구가 있지만, 자유이용권도 비싸고 그닥 종류도 많지 않다.

이곳 토시마엔은 3인가족이 동시에 연간회원에 가입할 경우 모두 합쳐서 3만2천엔.
일일 프리패스가 3900엔이므로 가족 전부가 3번만 가면 본전은 뽑는다는 이야기다.

가입을 할 때 담당자가 이곳에 한번도 온적이 없는데도 그래도 연간 프리패스를 끊겠냐고 물었다. 그래서 주위에 아는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가 놀 수 있는 곳이 필요했던 차에 그냥 끊겠다고 했다.

막상 입장해보니, 서울랜드에 있는 '마법의 융탄자'나 왠만한 테마파크에 있는 후룸라이드 등의 구석구석이 녹슨 것이 보인다.


- 후룸 라이드를 기다리는 줄 / 그나마 오후 들어 많은 편^^(평일이라 적다고 하더라도 도쿄 디즈니랜드는 평일에도 미어터진다;;)

우리가 간 날이 평일이었고 사람들이 적어서 그런지, 놀이동산안에 들어가니 왠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문득 생각해보니 용인 에버랜드나 도쿄 디즈니랜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그만큼 시설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 약간 칙칙한 색의 토시마엔 / 인도 카레 전문점 위에 놀이기구가 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아이는 '도쿄 디즈니랜드'보다 이곳이 몇배 좋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이킹 및 롤러코스트가 4종류가 있고, 디즈니랜드처럼 기다리지 않아서 몇번이고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딸아이가 원하는대로 도착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각 어트랙션당 최소 2번, 많은 것은 3번씩 탔다. 급강하 하는 어트랙션을 몇번 반복해서 타고 나니 허리에 무리도 오고(ㅜ.ㅜ) 힘들었으나 딸아이가 꺄아! 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몇번이고 동승했다.


- 이것만 세번 탔다;;;

이렇게 놀고 나와보니, 테마파크의 지존은 역시 도쿄디즈니랜드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 이유는 예전에 에버랜드에 가서 느낀 것이기도 한데, 테마파크는 무엇보다 그 자체가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간을 의미하므로 그 공간 나름의 독특한 세계를 느끼게 해줘야한다.
용인 에버랜드에 갔을 때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올법한 서양식 건물과 서양인들의 춤을 추며 등장하는 퍼레이드 등 일상과는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아메리카 존, 사파리 월드 등 여러가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을 하나로 수렴하는 단 하나의 테마가 무엇인지 잘 느낄 수 없었다.


- 에버랜드 퍼레이드 중 / 언니들이 이쁘긴 한데....


- 용인 에버랜드

엊그제 다녀온 토시마엔은 특정한 캐릭터도 없었다. 그냥 가볍게 와서 놀이기구를 타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도쿄 디즈니랜드는 다르다.
디즈니랜드가 사실 놀이기구는 그닥 신나고 보다 자극적인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디즈니랜드에는 퍼레이드만을 보러 자유이용권을 끊고 시작 30분전부터 앉아서 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디즈니랜드가 보여주는 신데렐라,곰돌이 푸,미키마우스,스티치까지 디즈니가 생산해낸 모든 이미지를 현실속에서 소비하고 싶은 것이다.


- 도쿄 디즈니는 디즈니 캐릭터만으로 새로운 세계를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디즈니랜드는 그곳에서 안내하는 사람, 캐스트라 불리는 이들도 디즈니랜드를 구성하는 하나의 배우의 역할을 하게 된다.



디즈니랜드는 그래서 언제 가도 낡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불황속에서도 나홀로 흑자를 내며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디즈니랜드를 뒷받침하는 일년에 몇번이고 이곳을 찾는 열혈 리피터 고객들이 무엇을 요구하는 지 안다.

디즈니는 촉감으로 만질 수 없으나 사람들이 품고 싶어하는 이미지가 직접 몸으로 부대끼고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기업이다.


- 디즈니는 건물 하나 하나가 깔끔하고 정말 잘 재현해놓았다.


문제는 이렇게 사람들이 찾도록 만드는 만큼, 디즈니랜드 연간 이용권이 비싸다는 거.

그게 최고 단점이다. 잘 나가는 기업의 배짱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런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른이 4만5천엔, 아이가 3만천엔.
아이 연간 이용권 하나로 토시마엔 가족 전원의 연간이용권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딸아이를 둔 나로서는 디즈니 보다 토시마엔이 더 좋다.

무엇보다 놀이기구를 맘껏 탈 수 있어 딸이 좋아하고,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주말에 가볍게 쉽게 다녀올 수 있는 휴식처이기 때문이다.
(사실, 신주쿠로 이사오기전에 도쿄 디즈니랜드와 가까운 우라야스 근처에 살았는데, 그때도 딸아이는 자주 디즈니랜드를 가긴 했다. 단 가족 전원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 롤로코스터보다 마법 융탄자가 더 무섭다는 딸아이...

또한, 연간 이용권이 있으면 여름에는 풀장도 맘껏 이용할 수 있고, 계절마다 이벤트도 열리니까.

연간이용권 끊고 나서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망하지 않았음 좋겠다는 거...;;;



ps. 사실 하코네 갔다와서, 여길 또 갔다는 거 무리하긴 했다.;;;
     (하코네 이야기는 다음번에^^)

* 이야기를 하고 나니 나는 늘 테마파크 근처에 살았다. 
  서울랜드/에버랜드/도쿄디즈니랜드 등등


- 사진 이모저모



도쿄 디즈니 시


- 도쿄 디즈니 시









- 디즈니 퍼레이드 / 피노키오도 등장


- 토시마엔에서 방금 탄 놀이기구를 또 하염없이 바라보는 딸 / 역시 아이들은 노는 게 최고다.



관련글: 환상의 섬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일한 1년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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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09.08.2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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