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다시 겨울이 돌아왔습니다.

일본도 크리스마스다 송년회다 뭐다 해서 들썩거립니다.

그리고 거리를 돌아다디다보면 우체국 앞에서는 연하장도 팔고 있습니다.

각 회사 내부적으로는 한해 고마움을 느꼈던 거래처 등에 연하장 보내는 준비가 한창일 겁니다.

뿐만 아니라 연말 특집 방송 준비에 방송국들은 바쁠 것이고, 신년 예측을 하느라 또한 리서치회사들도 바쁩니다.

11월말까지 일본의 각 대학의 축제가 끝났고, 4학년들은 이미 취업이 결정된 친구들은 느긋하게 지내는 반면, 아직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애타게 원서를 넣고 회사를 찾고 있습니다.

서울은 이미 영하로 접어들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만, 도쿄는 아직 늦가을입니다.

그냥 은행나무 낙엽의 풍경을 느끼는 정도랄까요.

그런데 이런 일본의 포근한 겨울에도 불청객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집안은 얼음장같이 차갑다는 겁니다. 일본에는 오래전에 지어진 집이 많고 목조건물도 많아 단열이 잘 안됩니다. 특히 창문틈 사이로 바람도 많이 빼앗기기도 합니다.


- 토토로에 나온 그야말로 옛날집 / 그러나 문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조금 오래된 일본주택이라면 쉽게 들을 수 있다.

지금 이사온 집은 남향이 아니고 반은 서향, 반은 북향 이라 의외로 겨울에 추울 줄 알았는데, 그전에 살았던 곳보다 그리 춥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전에 살았던 곳은 대부분 70년대 지어져서 리뉴얼해도 역시 창문 샷시 등은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있다보니 밖에서 바람이 많이 들어오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금 사는 곳은 어느정도 바람을 많이 컷트해줘서 찬바람이 밖에서 많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물론 한국처럼 이중샷시를 일본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지진 때문입니다. 재해가 발생하면 베란다를 통해 옆집으로 피난하거나 밖으로 탈출해야되기 때문이죠.

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가정집이 들어가 있는 맨션 중에 2중 샷시를 한 곳은 거의 본 적 없습니다.

그외에 일본 주택의 특징이라면 온돌이 없이 알아서 난방을 해야하는 점인데요. 그래서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오거나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참하는 것이 바로 전기담요입니다.

얼마전에 아는 일본사람이 저보고 집에 전기담요가 있느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있다라고 대답했더니, 자기가 아는 한국인 유학생도 전기담요(장판)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제가 "근데 일본사람들은 가뜩이나 온돌이 없어서 방안이 추운데 전기담요 없이 괜찮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전기가 몸에 꼭 좋다고 할 수도 없고 전기담요를 깔고 자면 너무 더워서 잠을 못잔다"고 대답했습니다.

오히려, "자기 체온으로 이불 안을 데우면 되는 거 아니냐"고 묻습니다. 특히 아침에는 이불 속이 제일 따듯하다고.

그렇게 옥신각신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한국사람이 전기담요를 고집하는 이유와 일본인이 전기담요를 거절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한국인은 우선 뜨끈뜨끈 지지는 온돌방, 아니면 보일러로 집안은 우선 따뜻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으로 유학을 오더라도 전기담요는 꼭 챙겨서 아무리 밖에 추워도, 혹은 집안이 추워도 이불안은 따뜻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즉 처음에 잠자리에 들때 말이죠.

그러나 일본인은 다릅니다. 온돌이 있는 집도 있지만 대부분 온돌이 없는 탓에 처음 이불에 들어가면 춥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이불에 들어가기 전에 한가지 중요한 의식(?)을 치룹니다.

그건 바로 오후로(お風呂)라고 해서 퇴근하고 집에 오면 샤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물이 담기 욕조에 몸을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 과정을 거치면 몸이 정말 따뜻해고 체온이 조금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면 당연히 자신의 체온으로 이불안을 덮힐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상대 일본인이 "아 맞다. 한국사람은 욕조에 들어가서 몸을 덥히지는 않지"라고 납득을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꼭 전기담요를 써야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처음 일본에 유학을 왔을 때는 일본은 집안에서 왜 이리 춥게 지내는 걸까 라고 불만이 많았습니다. 요즘에는 많이 적응이 되서 되도록 옷을 두껍고 입고 그래도 저도 한국인인지라 전기담요로 침대를 살짝 데우는 정도로 해놓고 잠자리에 듭니다.

온돌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온돌을 겪은 일본인들은 방안이 너무 건조해진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저는 매일 욕조에 들어가서 몸을 데우고나서 이불속에 들어갈 생각이 없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전기담요는 써야겠지만, 일단 이불은 덥혀놓고 잘때 끄고 체온으로 버텨보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도 요즘은 침대를 많이 써서 바닥으로부터 한기는 그리 많이 올라오지 않고, 대부분 오리털 이불을 사용하므로 그럭저럭 욕탕에 들어갔다 나온 자기 체온으로 이불속으로 들어가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든 그 나름의 생활의 지혜는 있는 법이지요!!


- 그 동안 살았던 집 중에서 가장 방한이 되는 지금 집 샷시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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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09.12.0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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