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요즘 동네에 벚꽃이 활짝 폈습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한겨울 날씨였는데, 오늘은 햇살이 따듯해 전형적인 봄날씨였습니다.

아! 봄이 왔구나, 라고 실감하는 건 꽃도 꽃이지만 봄햇살이 최곱니다.



일본사람만큼 봄에 벚꽃놀이에 목숨 거는 나라도 없죠.

단순히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고 꽃을 보는 게 아닙니다. 주말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공원에는 일찌감치 꽃이 잘 펴있는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서 난리도 아닙니다. 미리 돗자리를 깔아두거나 이름을 적어둡니다. 찜 해두는 거지요.

저도 두 해 전에 해봤는데, 그렇게까지 자리를 잡고 벚꽃놀이를 즐겨야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일본사람들이 이렇게 벚꽃놀이에 목숨을 거는 것은 벚꽃이 딱 일주일 폈다 지고 일년에 한 번 밖에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동네마다 벚꽃을 심어 놓아서 막상 다른 꽃을 보려고 해도 별로 구경하기 힘듭니다. 한국에서는 목련이나 개나리를 보면서 봄이 온 것을 실감했었는데...

그런데, 좀 더 일본에 살면서 느낀 것입니다만,  이 벚꽃에 일본인들이 열광하는 것은 이 시기가 일본인들의 입학과 졸업, 새로 회사에 입사하는 시즌과 겹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저번에 회사에서 만난 sbs 유영수 특파원이 해준 이야기인데 정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4월부터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제 딸래미도 지금 봄방학으로 4월 6일이나 되어야 개학합니다. 또한 4월 1일부터 신입사원이 일제히 회사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인으로서 첫발을 내딛습니다.

이렇게 인생의 중요한 매듭과 시작에 늘 벚꽃이 함께 합니다.

졸업사진도 입학사진도, 첫 신입사원 환영회도 그런 시즌입니다. 사람이 보통 감상에 젖을 때가 무언가를 끝낼 때라고 생각합니다만, 반짝 폈다 지는 벚꽃이 거기에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을 때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입니다.

아무튼 이런 문화적 시기적 배경을 시야에 넣고 보면, 일본인들의 떠들썩한 벚꽃놀이도 이해가 갑니다.

오늘 오후에 지난번 회사 일본인 PD로부터 연락이 왔더군요. 벚꽃놀이 하자고. 어떻게 보면 단순한 술자리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과 오랜만에 만나서 회포를 푸는 자리이기도 한 셈이지요.

도쿄의 벚꽃은 아마도 이번주가 피크가 될 것 같습니다.

예전처럼 열심히 사진을 찍을 생각은 없지만^^; 가족과 같이 잠시 외출해서 꼬치구이 몇개라도 사먹고 돌아올 생각은 있습니다.

다만, 일요일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 일본 벚꽃 이모저모


- 하이쿠도 달아놓았다. "아이들은 떨어지는 꽃잎을 쫓아다니고...'



- 자리 다툼이 치열합니다. 강가에 앉을 수 있는 곳은 미리 덕지덕지 붙여놓고 언제부터 여기서 벚꽃놀이를 하겠다고 선포합니다.


- 고단샤, 플래쉬 잡지사 벚꽃놀이 예약도. 미녀 다수 등장이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 이렇게 지저분하게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그래도 봄이 좋습니다.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현지회화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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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 이것이 다르다! l 2010.04.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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