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저는 새 책을 낼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서문을 쓰는 일입니다.

2008년 봄에 나와서 인기(?)를 끌었던,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의 후속편이 곧 나옵니다.

이름하여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 2>가

전작이 도쿄를 중심으로 한 생활,문화,역사에 관한 에세이였다면,
이 책은 일본대중문화 이야기(만화,애니,드라마,영화,소설)를 깔끔한 편집과 풍부한 일본어, 재미있는 회화와 함께 묶었습니다!!

다음은 얼마 전 쓴 서문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TV를 켜면 아침, 낮 가릴 것 없이 한국드라마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일본인 성우가 더빙한 목소리가 나온다. 내용은 이해가 가지만 왠지 몰입이 안된다. 리모콘을 눌러서 한국인 배우의 원래 목소리로 들어본다. 이제야 제대로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이것은 미국 드라마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일본TV에서 방영되는 외화에는 서양배우 입에서 일본어가 들린다. 스토리는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으나,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다.

 

일본 아줌마들이 겨울연가에 빠진 이후, 배용준의 원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자막이나 더빙한 목소리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그의 진짜 음성을 듣고 보다 깊은 매력에 빠지기 위해서다. 언어에는 그 나라만이 갖고 있는 문화적 원 체험과 정신이 깃들어 있어, 다른 어떤 것으로도 교체할 수 없다. 바꿔놓고 보자면 일본드라마나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다.

 

일본어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제대로 뜻도 모르면서 라퓨타, 토토로 등 일본애니메이션을 틀어놓고 들리는 대로 발음을 한글로 적은 적이 있다. 메모한 단어는 나중에 히라가나로 바꿔서 사전을 찾아 의미를 파악했다. 쉽지 않았지만 계속 반복하니까 나중에 일부는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원어로 직접 들으니, 일본인의 문화와 정신세계를 어떤 필터를 통하지 않고 날 것으로 맛볼 수 있다는 기쁨이 컸다.

 

이를테면, 토토로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토토로를 우연히 만나게 된 메이가 숲에서 잠들자 언니인 사츠키가 찾아나선다. 뒤늦게 메이를 찾은 아빠는 숲을 향해 めいがお世話になりました(메이가 신세를 졌습니다)라며 인사를 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 신의 정령이 깃들어있다고 믿는 일본인에게 메이가 잠시 숲의 신, 토토로에게 신세를 졌다면 인사를 하는 게 당연한 도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숲에 대해 예를 갖추는 장면을 볼 때, 일본문화에 대한 이해와 그 상황에 맞는 일본어 표현을 알고 있다면 그 작품을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상대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 나라의 깊숙한 내면까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까.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다지만, 결국 외국어다. 어순만 빼고 많은 표현과 새로운 단어를 모조리 외워야 된다. 이런 암기 작업을 일일이 단어장을 써가며 외울 수는 없는 일.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1>가 일본인의 생활과 일상 속 문화, 여행의 관점에서 쓰여졌다면,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2>는 일본의 대중문화를 통해 일본어의 색다른 면을 다뤄봤다. 이 책에 나온 일본대중문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 담긴 많은 일본어도 덩달아 따라나올 것이다.

 

또한, 이 드라마의 명대사는 원어로 뭐라고 할까. 영화나 드라마, 만화에서 쓰이는 표현이 실생활에서 정말 쓰이기는 하는 걸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도 이 책에 담았다. 일본 대중 문화평론가로 유명한 김봉석 씨와 같이 작업한 이번 책은 그의 글 솜씨와 나의 현지 속 일본어가 결합되면서 만들어졌다. 이 책을 통해 일본 대중문화의 보다 깊은 속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일본어를 보다 재미있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한 권이 책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저의 전작 <도쿄를 알면 일본어가 보인다1>을 즐겨 읽으신 분은 기대해주세요!

개봉박두!



이미지를 누르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일본어 한자, 현지회화, 스터디 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트위터 @dangu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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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알림 및 공지 l 2010.09.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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