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대지진이 발생한 뒤 2주가 지났다. 
여전히 일본사회는 뒤숭숭하다. 계획정전의 여파와 함께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고 후쿠시마 원전 문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하다. 

썰렁한 코리아타운, 수돗물의 방사성물질 검출 등 이번주 일주일간을 정리해본다.

지난 글: 일본 대지진 발생 열흘간의 기록

3/2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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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왔다.

평소에 쓰지 않던 커다란 우산을 쓰고 외출했다.

오늘 만난 일본인 지인 이야기. 수도권 지역은 계획정전으로 전철이 안 다녀 회사에 못 오는 사람도 있고,도호쿠 지방의 부품공장은 직접적인 지진 피해는 없지만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보니 출근을 못하는 사람이 많이 조업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방은 차가 없으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기름 및 도로 등의 문제로 도쿄까지 물건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비가 와서 거리에 사람이 드물었다. 비 때문에 도쿄의 방사선치가 크게 늘었다. 원전에 전력을 공급할 준비가 끝났다고 한다.

지인 한 분은 지난 주말에 오사카로 피신했다가 결국 이번주에 2주정도 일정으로 한국에 돌아간다는 연락을 받았다.

3/22(화)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주말에 오사카,교토로 피신했던 한국사람들 도쿄로 돌아왔다고 함.

교토로 피신한 분은 아이와 함께 개를 데리고 갔는데, 주말에도 우리집에 전화를 걸어 도쿄 상황 어떻냐고 물어왔다. 결국 같이 데리고 있는 개들이 난리를 쳐서 치바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애완동물 기르시는 사람들은 피난갈 때 애완동물이 제일 고민된다. 우리집도 토끼땜시. ㅜ.ㅜ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해체… 완전 폐쇄까지 10년이상 걸려 http://durl.me/6u4ym "핵분열을 막는 붕산과 모래, 콘크리트를 총동원해 봉인해야 한다"며 "계획을 짜는 데만 최소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유사시에 대비해 당장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도쿄전력은 22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남쪽으로 16킬로미터 떨어진 해안부근에서 21일밤 채취한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규제법이 정한 안전기준치의 16.4배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점점 대기도 땅고 바다도 오염되고 있다. 아내와 딸과 함께 하루 정도 교외로 나가서 바람을 쐬러 다녀오기로 했다.

3/23(수)

아침 7시 경. 길게 여진이 있었다.

도쿄에서 100킬로 남짓 떨어진 곳, 치바현에 해당하는 보우소우 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미우라 반도로 내려갔다. 시나가와에서 케이큐 전철을 타고 편하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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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잡고 창문을 여니 이곳도 바닷가라 이번에 대지진이 난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현의 바닷가 마을과 그리 다를바 없이 보였다.

우리가 묵은 곳은 수영장과 워킹을 할 수 있는 간단한 온탕도 있어 딸과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꽃게를 실컷 먹었다. 아내는 오랜만에 집에서 나와 요리를 하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도쿄에서 떨어져서 그런지 이날은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도쿄의 가나마치 정수장에서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모처럼 좋았던 기분이 가라앉았다. 다만, 도쿄처럼 꽃가루가 안 날려서 좋았다.

3/24(목)

미우라 반도를 떠나기 전에 바닷가로 내려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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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반도 앞 바다. 쓰나미로 도호쿠지방의 모든 곳을 휩쓸고 간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심하게 평온한 파도로 모래톱을 찰랑찰랑 적시고 있을 뿐이었다. 거기엔 슬픔도 노여움도 절망도 없었다.

도쿄로 다시 출발. 가기 전에 가나가와현인 이곳에는 생수가 있겠지하고 슈퍼 등을 들렀으나 전멸.

도쿄 시나가와에 도착. 꽃가루가 많이 날리고 있음을 바로 느꼈다.

도쿄에 생수가 없다. 녹차나 스포츠 음료 등은 비교적 많이 있으나. 그래서 음료도매하는 가게에 가서 토요일에 입하예정인 생수 6개들이 예약하고 왔다.

도쿄도의 각 구청에서 아이들을 위한 생수를 배포한다고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1세 미만의 유아가 있는 집에 한해서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포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일본정부에서 어른들에게 별 영향을 미치는 수치가 아니라고 하나 요오드 이외에 세슘의 경우 반감기가 30년이나 되므로 일단 체내에 미량이라도 계속 쌓이면 문제다. 생수 이외에는 현재 큰 혼란은 없으나 원전에 대한 도쿄전력의 발표에 대해 점점 신뢰가 안 간다.

생수가 부족한 이유는 수돗물로 현재 밥을 해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각하다.

저녁에 도쿄의 코리아타운(가게가 몰렸있는 곳)이라 불리는 신오쿠보에 다녀왔다. 상가의 2층 건물은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고, 1층 가게는 절반도 못 미치는 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건너편 파칭코도 절전의 영향으로 문을 일찍 닫아 스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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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금)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피난갔다 혼자 돌아온 사람과 통화, IT쪽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결국 일본생활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규슈에 가족을 피난시키고 일단 기러기 생활을 시작한 분이 있었는데, 일본 내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음에도 아이들 건강 때문에 사업을 정리하고 돌아갈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한다.

일본 지진 피해복구가 늦어지는 이유
1. 피해지역이 광범위
2. 쓰나미로 인해 주요관청 자체가 파괴되면서 복구를 지휘할 사령탑 부재 마을 다수
3.원전 방사능 누출로 인해 모든 시선이 그쪽에 쏠림
4.계획정전의 여파로 생산이 타격을 입어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함.
5. 일본정부의 관료주의 문제

지진 발생 2주가 지났으나 원전 복구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
현재로선 언제 복구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

이유는 전력복구->이유 모를 연기 발생->대피->잠잠해지면 복구 개시->검은 연기 발생->대피->복구 재개->작업 도중 피폭->이송->중단(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음)

원자로 냉각시스템 복구하는 데 1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도쿄(신주쿠 기준)의 방사선량 수치는 3/21부터 평소의 두 배로 늘었으며, 지금도 그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http://j.mp/dEVQpx

3/28(토)

지난주에 한국으로 떠났던 사람들 중 아빠들은 일부 일본으로 돌아왔다.

오늘 만난 일본인 지인은 계획정전이 실시되는 곳인데 회사에서도 정전이 있고, 집에서도 정전이 있어 정전이 일어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식사,샤워 등 모든 일을 해야되어서 매우 불편하다고 한다. 정전되는 시간에는 한국 영화를 보는데 배터리 전원이 1시간 짜리라 꼭 클라이맥스에서 전원이 나가버린다고 한다.

이번주 일요일인 28일 딸과 함께 일주일간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지난주와 비교해서 이번주 한국행 티켓은 정상 가격으로 내려가 있었다. 열흘 이내 왕복 어른 4만엔(세금 전부 포함), 아이는 3만엔. 지난주는 6-10만엔이었던 걸로 기억(더 비쌌던 것도 있음)

한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올때까지 원전문제가 어느정도 가닥이 잡히기를 기원한다.


지난 글: 일본 대지진 발생 열흘간의 기록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일본어 한자, 현지회화, 스터디 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당그니트위터 @dangu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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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생활 이모저모/일본단상메모 l 2011.03.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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