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그니의 일본표류기



- 이 풍경을 볼 수 있는 집을 떠났다.


이번달 초, 신주쿠에서 에도가와구로 이사를 왔다.

대부분이 월세주택인 일본에서는 입주할 때 시키킹이라고 해서 월세의 2개월치에서 3개월치의 보증금을 넣어둔다. 이 돈은 이사를 갈 때 전부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원상회복조항에 따라 빌린 집에 살면서 생긴 손상도에 따라 수리비 일부를 떼고 돌려준다.

문제는 집주인이나 부동산이 수리비용으로 시키킹의 상당부분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나올 때는 별로 못 돌려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는 이런 입주자들의 불만이 재판으로도 이어지고 사회문제화되면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돈을 가지고 있는 쪽은 부동산이나 집 주인이기 때문에 입주자가 많은 돈을 떼이고도 뽀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는 것이 힘. 이번에 나는 이사하면서 처음으로 이사하면서 부동산과 전화협상을 통해 수리비용의 1/4 정도를 깎았는데, 그 과정에 대해서 적어보기로 했다. 이 글을 읽고 퇴거 후 보증금을 되도록 많이 받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1. 우리집 상황

우리집은 도쿄 신주쿠 도심에 있는 맨션에 살다보니, 시키킹(보증금)이 월세의 3배인 56만엔(740만원 정도)이 들어가 있었다. 1년전 이사를 한 한국인 지인은 퇴거할 때 20만엔(보증금의 1/3)을 수리비로 떼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이사할 때는 제대로 따져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보증금으로 들어가있는 금액 = 56만엔

2. 부동산과 한판 붙다.
4월 6일에 이사를 했지만, 일본에서는 보통 퇴거하려면 한 달 전에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조항이 있어서 이사가 끝났어도 4월 13일까지는 월세를 내야 됐다.

4월 13일이 지나기 전까지 나는 열쇠를 반납해야하는데, 그 안에 여러가지 청소도 깨끗히 해두었다. 입주자가 퇴거를 하고 나면 부동산은 집에 와서 어디를 수리해야하고, 벽지는 얼만큼 바꿔야하는지 체크하게 된다. 흔히 사정(査定)라고 하는 과정을 거쳐서 수리금액이 결정된다.

이 내부체크시 원입주자가 같이 참가하는 것을 입회(立会い)라고 하는데 내가 살던 집 부동산에 전화를 걸으니, 입회는 퇴거일 일주일 전까지 희망자에 한해서 실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부체크 검사 입회를 희망자에 한해서 일주일 전에 신청해야 하다니? 내가 전화한 시점은 이미 해약일을 5일 앞두고 있어 신청기간이 지나버린 상황. 나는 일주일 전에 입회신청을 해야된다는 사항은 몰랐으며 왜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하자, 부동산에서는 이미 서류상으로 알려줬다고 강조했다.

이건 곧 특별한 연락이 없으면 자기네 임의대로 하겠다는 말이다. 예약이 불가능하다면 업자가 와서 체크하는 날에 맞춰서 가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부동산은 계속 현재 퇴거일까지 3일밖에 남지 않아서 예약을 잡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입주자 본인이 입회를 원하고 시간에 맞춰서 가겠다는데 왜 안되느냐'고 따져묻기 시작했고 한 10분간을 싸운 결과, 날짜를 정해서 같이 하기로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결국 같이 체크하는 것이 가능함에도 되도록 하지 못하도록 어렵게 잡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동산의 태도가 애매모호하자, 나는 저쪽에서 얼마를 청구할지 걱정이 됐다. 보통 방 2개에 마루 하나있는 곳은 3만 5천엔에서 많아봤자 5만엔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부동산은 최소 10만엔은 청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내부체크 당일날 꼼꼼히 따져서 이쪽 과실은 별로 없는 것으로 하는 수 밖에.

일본 법령에서도 '생활 상 자연스럽게 더럽혀지는 것'은 입주자 부담으로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생활상 때'의 기준이 애매해 분쟁의 소지가 많았다.

예전에 살던 공단주택은 딸이 낙서한 붙박이장 문만 바꾸는 비용으로 5천엔만 뗐는데...지금 사는 곳은 민간부동산이 관리하는 집이고 개인이 집 주인이라서 그런지 떼는 돈이 많은 것 같았다.

3. 입회 당일, 꼼꼼히 체크하다.

입회당일날 아내와 같이 예전에 살던 집에 갔다. 집은 아내가 나올 때 깨끗하게 청소를 해둔 상태였는데. 담당자가 오더니 총 세곳을 지적했다.

현관에서 들어오는 곳 벽지 일부가 벗겨진 부분, 딸이 생활한 방의 벽지, 그리고 부엌의 벽지를 바꿔야한다는 것.

일단 나는 담당자가 지적한 곳에 대해 사진을 찍고, 녹음을 했다. 담당자는 체크를 하고 나서 이것으로 금액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과 상의후 각자 어느정도 비율로 부담할지 결정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헤어졌다.

4. 일주일후 부동산에서 청구서가 오다.

수리비 견적서는 나왔다. 부동산에서 확인차 보내온 원상회복 요금 견적서에는 '확인'을 해달라는 형태로 와 있었는데, 임대인이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한 달 이내에 입금이 된다고 적혀있었다.

견적서는 우리가 상한선으로 잡고 있는 6만엔 전후보다 더 많은 9만7천엔이 나왔다. 청구서는 각 항목별로 나왔는데 가장 납득을 할 수 없는 것이 청소비와 소독비였다. 청소비는 4만5천엔, 소독비는 1만2천엔이 청구된 것이다.

그 외 벽지가 일부 손상된 부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부 바꾸는데, 그 부담의 70%를 내가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집주인을 대신해서 관리하는 부동산이 실비보다 과다청구하는 이유는 딱 하나. 입주자가 그냥 납득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니까.그동안 나도 바쁘다는 핑계로 월세 1개월치는 그냥 사라지는 돈이거니 하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집은 워낙 많이 뗀다는 소문이 자자해 직접 따지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5. 소비자센터에 전화를 걸다.

다음달 소비자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청구비용의 타당성을 따지기 위해서 였다. 상담해보니 2LDK(방 두개,마루 하나)의 경우 청소비가 보통 2만8천엔-3만엔이 적정가였다. 소독비를 받는 것은 따져볼 여지가 있다고. 계약 당시 특약이 되어 있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통 청소비 안에 소독비는 포함되어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벽지 교환 비용으로 청구된 내용은 16제곱미터 크기 15,680엔과 22제곱미터 21,560엔이 청구되었는데, 소비자센터 이야기로는 손상을 입힌 부분만 대상으로 1제곱미터당 계산하는 것이므로 방 전체 벽지 교환청구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벽지 교환이 아니라 부분 보수도 그것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이 그것을 입증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만약 집주인이 과도하게 청구했을 때는 소액소송을 할 수 있으며 그 비용은 1만엔이 들며 미리 서류를 보내고 단 하루 간이재판소에 가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의외로 소액소송비용이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듣자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다른 곳보다 비싼 청소비 및 소독비는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만약 소액소송을 해도 내가 유리한 이유는 두가지 1 입회하에 체크할 때 부동산에서 문제시한
부분을 전부 사진으로 찍어 놓음 2. 담당자가 어디어디가 부담된다고 한 부분을 일단 전부 녹음해 두었음. 일단 퇴거하고 나면 그 집에 다시 못들어가니까 증거확보에 신경을 썼다.  내가 가지고 있는 증거를 바탕으로 이게 누가 부담할 내용이냐만 놓고 싸우면 된다.

사실 9만 8천엔이 나온 것도 입회하에 이것저것 따져서 적게 나온 것이다. 조사원이 이건 원래 없었느냐 등의 질문을 했을 때 우리는 우리 입장을 정확하게 밝혔기 때문에 없어진 물품에 대해서는 50%만 청구했다.

이날 수확이라면, 소액소송이 1만엔밖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과 소비자센터가 입주자 입장에서 여러가지 사항 및 가이드라인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소비자센터가 친절하게 대응해주는 이유는 일본에서 이런 사례가 정말 많기때문.

도쿄소비자센터 http://www.kokusen.go.jp/map/ 

참고로 보증금반환으로 소비자센터에 상담차 전화하면 몇가지를 확인한다. 1. 집이 민간소유인가, 도민주택 등인가 2. 몇명이 거주했나 3. 시키킹으로 입금한 금액은 얼마인가 4. 수리견적서는 얼마가 나왔나 5. 계약사항과 일치하는가를 바탕으로 상담에 응해준다.

6.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서 협상을 하다.

일단 대충 내가 비싸다고 느끼는 부분을 정리해서 금액을 정해놓고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일단, 청소비 45000엔 및 소독비 12000엔은 말도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소비자센터에 확인해본 결과 적정가는 3만엔이다라고 주장. 한참 실랑이 끝에 2LDK 청소비 4만5천엔을 3만5천엔으로 내리고, 소독비는 없는 걸로 했다. 그 외 1,300엔 할인을 받았다.
 
즉 30분 통화해서 도합 23,300엔을 끌어내렸다. 원래 청구액인 9만8천엔을 7만엔 조금 넘는 금액으로 하기로 했음. 벽지 교환과 관련해서 더 이야기를 했으나 저쪽도 나름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일단 큰 틀에서 청소비와 소독비는 지나치게 많이 청구된 것이므로 원래대로 돌려놓았고, 이때 가장 설득력있게 먹힌 부분이 '집이 비워줄 때 깨끗하게 청소해서 청소할 것도 그리 많지 않다'라는 점이었다. 부동산 담당자도 사람에 따라서 지저분하게 해놓고 나가는 사람도 있는 깨끗하게 청소해준 부분은 인정한다고 했다.

소액소송에 대한 것도 생각해보았으나, 소액소송으로 싸게 할 수 있는 금액이 2-3만엔이라고 할 때 소송비 1만엔 및 그 외 시간 및 준비를 생각하면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7만엔선에서 합의를 봤다. 그리고 며칠후 다시 수리견적서 보내주었고, 해약일로부터 한달 후까지 통장에 입금을 받기로 했다.


그나마 안방은 보수 이외에 깎이지 않았고, 타타미도 우리쪽 과실이 없어 물지 않았다.


7. 시키킹 반환 협상시 가장 중요한 것

[1] 제대로 알아야 한다. 부동산과 협상할 때 가장 주요하게 먹혔던 부분은 역시 '소비자센터'의 문의한 결과를 토대로 이 이상은 비싸다고 이야기한 것. 생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생긴 때(生活汚れ)는 입주자가 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주지하자.

[2]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것 : 일단 본인들이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면 그 물품을 교환하는데 100퍼센트 부담할 필요가 없다.

[3] 거주년수에 따라 부담률이 달라진다.
수리 및 보수 시 거주기간이 영향을 비친다. 나는 2년 1개월 거주했는데 70%를 부담하게 됐다. 부동산 이야기로는 6년이상 살면 입주자 부담이 10%로 줄어든다고 한다.

[4] 새로 입주한 집의 부속품은 잘 보관한다.
이사한 뒤 새집에 들어갔을 때 집에 붙어있는 자잘한 부속품을 잘 모아둔다. 안 그러면 나중에 원상회복 조항으로 인해 다 새로 물어줘야 한다. 언젠가는 그 집을 분명 떠나므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잘 보관해두자.

[5] 소액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부동산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회사가 소송대상이 되는 것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 내 경우 전화를 받은 담당자가 세키(関) 라고 하는 연배가 있는 분이었는데,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면서(우리가 바가지를 씌우는 게 아니다 등등) 양해를 구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만약 상대가 적대적인 입장으로 나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6] 집을 나올때 깨끗하게 청소하자.
나중에 청소비 깎는데 분명 도움이 되면 되었지 안되지 않는다. 비워진 집에 부동산이 반드시 체크하러 오므로.






* 日서 한국인이 보증인 없이 싸고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http://j.mp/igSXRg

 

* 히라가나 부터 기초문법, 일본어 한자, 현지회화, 스터디 까지

->당그니의 좌충우돌 일본어   당그니트위터 @dangu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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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그니
일본생활 이모저모/일본생활정보 l 2011.04.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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